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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양재로 놀러왔다. 평소 자주 가는 곳이라며 소개해준 곳은 슈토 라는 이자카야. 골목에 조용하고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메뉴는 첫 장만 구경 하고 맛있는 것을 알아서 시켜주셨다. 코스는 밤 10시 이후에는 Bar 오마카세 코스를 주문할 수 있는데 5만원 상당의 코스를 조금 간략하고 저렴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기본 세팅. 정갈하다. 주방이 보이는 바 자리에 앉았는데 테이블은 약 2~3개 정도라서 자리가 없을때가 많을 것 같다.

잔으로 시킨 유자사케. 상큼하고 맛있었다. 유자향이 알콜향을 잡아주는지 술 맛이 별로 안나는데 이런 술이 마시다가 훅 취하니까 조심해야한다.

내가 시킨술을 한동안 내 앞에 올려놓아 주시는데 상대방이 무엇을 마시는지도 볼 수 있다.

첫 안주는 슈토 크림치즈. 크림치즈위에 참치내장젓갈(슈토)을 올리고 꿀에 담궈 놓았다. 여러 블로그에서 자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제일 유명하고 사랑받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 젓갈을 별로 안좋아해서 선뜻 집어먹기 무서웠는데 조금 집어먹어보니 중독성이 있었다. 젓갈의 짠 맛을 치즈가 약간 중화시켜주면서 꿀의 단맛이 추가되니 단짠의 조화를 잘 살린 메뉴였다.

메뉴 이름은 모르겠지만 참치 사시미. 참치가 냉동이 아닌건지 잘 모르겠지만 비리지 않고 식감도 좋았다. 양이 적어서 조금씩 아껴먹었다.

함께 나온 간장. 종지가 예뻐서 찍어보았다.

갑자기 연기가 풀풀 나길래 뭔가 봤는데 후라이팬을 태우셨다고 한다. 그 후 나온 우리 음식. 이 것 때문에 태우셨구나. 고기에서 감칠맛이 났다. 토마토도 적당히 그을려서 상큼하고 저 하얀 것은 무였던것 같다. 후라이팬을 태우셨길래 요리에 대한 의심이 잠시 들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매우 만족스러웠다.

엄지를 척 들어올리며 먹었던 안주들. 함께 간 선배가 '여기 괜찮다니까~' 라며 우쭐해 할만한 집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자리가 없는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앉을 수 있어서 좋았고 바 자리지만 충분히 안락하고 편해서 좋았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어서 또 먹고싶다. 내 옆자리에는 혼자 온 분이 혼술을 하고 계셨는데 가게 종업원분이 적당한 술을 추천해주고 술에 대해 설명해주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서 혼술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잔 단위로 주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좋은 사람과 둘이서 분위기 있게 한잔하기 좋은 곳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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