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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이 돌아왔다. 평양냉면은 작년부터 맛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그 닝닝함과 슴슴함이 매력 포인트다. 

왁스타블렛 수업을 들으러 명동에 가는김에 을지로 평양냉면 맛집에 방문하자고 검색해본 결과 을지면옥, 평래옥, 을미옥이 후보로 올랐는데 을지면옥은 작년에 가봤고 거리가 가까운 평래옥을 가기로 했다.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점심 11:20 ~ 15:30 

저녁 17:00 ~ 22:00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걸었더니 파란 간판의 평래옥이 보인다. 12시 20분쯤 도착했는데 벌써 가게 옆으로 줄을 서있다.

오래 기다려야할까봐 걱정했는데 회전이 빠른지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앞에 한 10명 정도 있었는데 5분도 안 기다린 것 같다.

우리는 2층으로 안내되었는데 1층은 테이블석이었으나 2층은 방으로 신발벗고 들어가서 앉아 먹는 구조였다.

초계탕도 유명하다고 해서 냉면 하나, 초계탕 하나 나눠먹을까 했으나 초계탕은 2인 이상 주문해야하기에 냉면으로 통일했다. 냉면만 먹기 아쉬우니까 찐만두도 1/2 접시를 주문했다.

테이블에는 온육수가 놓여있었는데 조금 따라서 마셔보니 시원하니 맛이 좋았다.

반찬으로 나온 무와 닭무침. 간장은 만두를 찍어먹으라고 주셨다.

보통 냉면집에서 저렇게 반찬으로 나오는 무는 시큼한 맛이 강해서 맛보기조차 주저하게 되는데 여기 무는 적당히 달고 시고 매콤한게 튀지않게 조화로운 맛이었다. 닭무침은 생긴 것과 다르게 맵지 않고 새콤했는데 자꾸 먹다보니 신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괜찮았는데 친구는 셔서 먹기 불편했던 것 같다). 셔서 그랬는지 양념이 잘 되어 그런건지 고기의 비린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찐만두. 모양이 정말 투박하다. 반접시는 찐만두 3개구나...우리는 두 명인데...

속을보니 김치만두인가 했는데 맛은 고기만두에 가까웠다. 김치가 고기의 맛을 잘 잡아주는지 답답하거나 텁텁하지 않고 좋았다.

만두피가 꽤 두꺼운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싱겁거나 밀가루 맛이 난다는 느낌은 별로 안들었다. 만두피가 두꺼운 것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쫄깃하고 맛있었다. 마지막 남은 만두 하나는 냉면을 다 먹은 후 반씩 나눠먹었는데 식어서 외부가 꽤 단단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만두 속은 따듯했다.

냉면. 국물을 한숟갈 떠서 먹었는데 백김치맛이 사르륵 나면서 아주 시원하고 맛있었다 (닝닝한 맛 어디갔지?).

면의 색이 진하지는 않은데 면이 뚝뚝 잘 끊어지는게 메밀면이 맞나보다 싶었다. 평양냉면이 닝닝해서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먹으면 맛있다고 할 것 같이 부드럽고 대중적인 맛이었다. 국물까지 쭉 마셨는데 먹고 바로 나오느라 다 먹은 사진을 못 찍었다.

평양냉면은 면을 국물에 잘 풀어주면서 먹으면 메밀이 풀려나와서 국물 맛이 더 담백해진다고 해서 잘 풀면서 먹었는데 면도 고소하고 국물도 점점 담백해지는게 아주 별미였다. 음식들이 과하지 않고, 튀지 않고, 조화롭게 맛있었다.

초계탕은 수요미식회에 나올정도로 유명하다던데 주위 테이블에서 많이 주문하더라. '다음엔 초계탕 먹으러 오자~'라고 말하며 가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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