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수지에 사는 선배와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다음날이 내 생일이니 파티를 열자며 집에 초대해 준 언니.
치킨과 케익을 사기로 해서 그럼 맥주도 사야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미 집에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고..
역시 준비된 여자 엄지 척! Two thumbs up!
집에 도착하기 전에 전화로 네네치킨 양념반 후라이드반을 시키고 방문해서 들고가기로 했다. 그리고 가는길에 DIJON (디종) 이라는 베이커리에서 케익을 샀는데 나는 생크림 케익을 선호하지만 요즘에는 치즈케익이 대세인지 진열되어있는 케익들이 대부분 치즈케익이었기에 티라미수를 골랐다.
맛있는 동네 빵집인가보다 했는데 언니 말로는 유기농 재료를 쓰는 곳이고 맛도 괜찮은 것 같다고 하더라.
집에 도착하니 반갑게 맞아주는 언니의 동생. 감사했어요~ 야구장에 응원가서 한 번 본게 다인데 같이 생일파티도 해주고 엄청 고마웠다.
네네치킨 양념반 후라이드반. 언니는 박스를 열어보곤 순살로 시키는걸 깜빡 했다며 안타까워했지만 사실 순살은 먹긴 편하지만 몸에는 더 안 좋아고 하니 집에서는 그냥 뼈 있는 치킨을 먹는게 나을수도 있다. 방문포장이라고 콜라를 1.5L로 주셔서 좋았다.
치킨이 꽤 맛있었는데 양도 많았는지 셋이 먹었는데 배부르게 먹었다. 나는 주로 오빠닭을 자주 먹었는데 네네치킨도 먹어보니 괜찮은 것 같다.
드디어 대망의 티라미수. 너무 예쁘다.
와인도 함께 준비하고. 이 와인은 언니의 동생이 사온거라고 하는데 모스카토 다스티 중에 좀 비싼 편인데 세일할때 쟁여놓은 거라고 했다. 검색해보니 보시오 모스카토 다스티 (bosio, moscato d'asti) 라고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유명 디저트 와인이라고 한다.
화이트 와인인데 먹어보니 달콤하고 맛있는데 술맛이 거의 나질 않아서 부드럽게 넘어가더라. 술이 달콤하니 술인줄 모르고 홀짝홀짝 마시다가 갑자기 술기운이 확 올라왔다. 마침 기아와 kt의 야구경기도 기아가 큰 점수차이로 이기고 김호령 선수의 시즌 첫 홈런도 봐서 술이 더 술술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모르게 원샷을 하게 되니 술이 약한 사람들은 조금씩 따라서 천천히 마시는게 좋을 것 같다.
멜론도 서걱서걱 썰어서 접시에 담고.
초의 갯수는 좋게좋게 적게 꽂아주지 굳이 정확하게 꽂았더라.
티라미수가 속에 빵이 있는데도 촉촉하고 부드러운게 아주 맛있었다. 크림도 진하고 치즈와 커피맛의 조화가 적절했다. 나는 이런 음식을 먹을땐 꼭 파우더때문에 기침을 하는데 이번엔 다행히 기침과 재채기없이 즐겼다.
티라미수가 달아서 멜론을 따로 먹어야하나 했는데 멜론도 달고 즙이 적당히 많아서 맛있게 먹었다.
올해는 생일 케익을 벌써 두 번이나 받아서 기분이 좋다. 회사에서 미리 생일파티를 할 때 러시아에서 온 동료가 러시아에서는 미리 생일축하를 하는게 나이를 빨리 먹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기피한다고 그러더라. (이 얘기를 듣고 설날에 떡국 두 그릇 먹으면 나이 두살먹는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우리나라는 지나버리고 축하하는게 오히려 깜빡 잊은 것처럼 여겨져서 차라리 미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온갖 달콤한 것들로 이뤄진 생일파티. 아무 조건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을 수 있는 특별한 날이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것 같다. 집에 초대하고 편안하게 대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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