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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7코스를 걷고나서 부모님이 자주 가시는 '착한낙지'로 가는 길에 '뻘떡낙지'를 보게 되었다. 이름이 재밌고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회사 회식으로 갔었다는 블로그를 보고 지나가는 김에 여기 한 번 가볼까 해서 들러보았다.

6시쯤이었는데 주차장에 이미 차들이 많이 차있다.

오픈시간은 오전 11시, 주문 마감은 오후 8시 30분 이라고 한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행히 일요일에 방문했다.

문 앞에 일부 메뉴의 가격이 적혀있다. 우리는 낙지볶음을 먹으러 왔다.

원래 가려던 '착한낙지'는 낙지볶음이 7000원인데 여기는 9000원이다. 부모님 마음에 들어야 할텐데..조마조마하다.

내가 오랜만에 온 기념으로 늘 낙지볶음만 시켜드시던 아버지께서 낙지파전도 주문해주셨다. 화장실 다녀온 우리 어머니는 우리가 시킨 메뉴를 듣더니 함박 웃음을 지으시네. 자주 오고싶다. 제주도..

기본 찬으로 샐러드, 순두부, 된장국, 데친 콩나물이 나온다. 순두부가 차가워서 조금 놀랐는데 간장을 조금 넣고 비벼먹으니 먹을만했다. 

샐러드는 살짝 양파맛이나는 드레싱이 뿌려져있는데 먹을만하다. 된장국은 평범.

반찬을 열심히 드시며 '착한낙지'에선 기본찬으로 계란찜이 나와서 같이 비벼먹으면 맵지 않고 좋다는 말씀을 한마디 하셨는데 아마 순두부가 차게 나오는 이유는 역시 매운 맛을 중화시키기 위함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적나 싶었는데 가게 한켠에 셀프로 기본찬을 떠먹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 가족은 순두부와 샐러드를 좋아해서 몇 번 왔다갔다 했는데 양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다.

내부에는 메뉴가 깔끔하게 진열되어있고 주방이 반 이상 오픈되어 있다.

주문하고 약간 기다린 후에 낙지볶음 (2인분) 이 먼저 나왔다. 밥은 비빌 수 있는 그릇에 두 그릇이 나왔고 빈 그릇을 하나 더 주셨다.

밥을 십시일반 후 낙지와 콩나물을 푹푹 떠서 비벼먹었다.

낙지가 잘려 나오지 않고 다리가 하나씩 돌돌 말려서 볶아나오기 때문에 가위로 잘라줘야한다.

여기 낙지볶음은 처음에는 불맛과 고소한 맛이 많이 나고 먹을수록 뒷맛이 매콤해지는 정도의 맵기였다. 낙지가 야들야들하고 맛도 좋았다. 매운걸 잘 못드시는 우리 아버지도 콩나물을 조금 더 첨가하긴 했지만 별 말씀 없이 싹 비우셨다.

한창 낙지볶음을 먹다가 나온 낙지파전. 꽤 두툼하고 푸짐하게 나와서 좋았다. 어머니 말씀이 내부에 넣는 야채를 야박하지 않게 넣어줘서 좋다고 하셨다. 파전은 가위로 스걱스걱 썰어서 먹었는데 바삭하게 씹히면서 고소한 기름맛이 입안에 퍼졌다. 맛은 기본적인 해물파전 맛인데 낙지볶음과 먹으니 매운 맛도 중화시켜주고 잘 어울렸다.

꽤 넓은 실내. 가장 안쪽은 신발벗고 들어가는 자리다. 창가 테이블엔 사람이 있어서 못 앉았는데 저렇게 빨리 빌줄알았으면 조금 기다릴걸 그랬다. 우리가 한창 붐비는 시간대에 방문했나보다.

배불리 먹고 남은 파전 반쪽은 포장했는데 깔끔하게 포장해주시더라. 나오는 길에 밀크커피와 핫초코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우리 테이블도 벌써 뚝딱 치우셨네. 키크고 훈훈했던 종업원 분 뒷모습도 찰칵.

밖에 빨간 벤치가 있어서 잠시 앉아 쉬면서 핫초코를 마셨다. 저 멀리 포장된 파전도 함께 찍혔네. 제주의 4월 말은 저녁이 되면 살짝 쌀쌀하긴 하지만 걷기 좋고 야외에 나가기 좋은 날씨인 것 같다.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착한낙지'보다 2000원 더 내고 여기와서 먹는게 낫겠다는 아버지의 품평을 들으며 집으로 향했다. 동생이 오면 또 오자고 약속하고 나왔는데 오늘 벌써 또 먹고싶다. 올레 7코스와 가깝고 반찬이 많진 않지만 리필이 되고 기본 메뉴가 꽤 맛있어서 지금처럼 깔끔하게 가게가 잘 유지만 된다면 재방문할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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