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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이너프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메리와 마녀의 꽃'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CGV 신촌 아트레온에서 상영했기때문에 너무 멀어서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뛰어넘을 역대급 작품이라며 극찬을 받길래 큰맘먹고 칼퇴 후 신촌으로 향했다.

지브리에서 오랜만에 나온 애니메이션이기도 했고 혹자는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을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며 추켜세워서 엄청엄청 기대를 했다. 근데 알고보니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부는 해체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지브리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새롭게 만든 스튜디오 포녹이라는 곳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전설의 시작은 아닌 것 같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감상평>

박진감 넘치는 시작으로 기대를 한껏 고양시켜놓고는 정작 클라이막스는 너무나 평화로웠다. 정원사 할아버지 목소리와 캐릭터가 너무 안 어울려서 피식 웃었는데 이게 헛웃음의 시작일줄이야.. 영화가 끝난 뒤 함께 관람한 에스는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내가 보기에도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평면적인 캐릭터 설정에 중간중간 설정의 붕괴가 보였던 것 같다. 게다가 몰입을 깨는 유치한 장면들이 자꾸 헛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등장인물이 왜 악당이 되었는지, 그렇다고 확실하게 악당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싸우는 장면마저 긴장감이 없었는데 전혀 그럴필요 없는 부분에서는 알수없는 긴장감을 주어서 조금 피곤했다. 타겟 연령을 몇 살로 설정했는진 모르겠지만 내 뒤에 앉아있던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은 너무 지루해해서 앞에 앉은 나마저 힘들었다.

너무 혹평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지브리의 그림스타일과 아름다운 풍경들, 풍부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야간비행이라는 꽃이 반짝반짝 빛날 때와 하늘 위 아름다운 야경을 비춰줄 때에는 꽤 아름다워서 감탄하기도 했다. 꽃을 보며 블루베리가 먹고싶어진 나는 단세포 돼지인가..

이런 감성의 애니메이션이 드물기에 이번 작품은 많이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을 들고 돌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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