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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왓챠플레이에서 한 달 무료 프로모션을 이용해보다가 그냥 정액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이런저런 영화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중 재밌고도 인상깊게 본 <트루맛쇼>. TV에 나오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에 대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고발하는 내용이다.

영화 내에서 제작진이 식당 하나를 열고 그 식당이 맛집으로 소개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주요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간중간 실제로 TV에 방영되었던 내용들이 녹화되는 모습들이 나오는데 조작하는 모습이 너무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나니 웃기면서도 슬펐다.

캐비어는 열에 매우 민감해서 접시를 얼음위에 얼려 내놓는다고 자랑스레 설명시는 쉐프님께 캐비어를 삼겹살위에 올려 구워주는 삼겹살집 소개 프로그램을 보여드렸다. 심각해지는 표정. 끝까지 나쁜말은 하지 않고 정중히 우려를 표하는 쉐프님의 매너가 나름 인상적이었다.

맛집으로 소개되려면 나오고 싶은 방송사와 시간대를 고르고 돈을 지불하면 된다. 저 액자도 방송사에 주문하면 돈을 받고 만들어 준다. 마치 음식 메뉴를 고르는 것 같다. 방송에 한 번 나오면 손님들이 엄청 몰리기 때문에 지불한 돈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홍보를 위해서 자극적이고 신기한 메뉴를 만들어주는 메뉴 개발자도 있고 상호명과 가게 디자인도 손봐준다. 그래서 일부 가게는 방송에 방영된 메뉴가 방송 후 사라지기도 한다 (원래 없던 메뉴이므로). 자기가 개발한 메뉴만 수십가지라며 거들먹 거리던 메뉴 개발자는 본인이 매우 자랑스러운가보다.

실제로 맛집 촬영 후 문을 닫은 제작진이 오픈한 식당. 정말 맛은 맛이 갔을까? 시청자들은 본인의 수준에 맞는 방송을 대접받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던 황교익씨의 말이 머리를 맴돈다.

그러고보면 어릴때 우리 부모님은 맛집 프로그램을 보고 맛집에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먹고나면 썩 만족스러워 하진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음 맛집을 방문하셨는데 지금와서 돌아보니 방송사에 놀아난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다양한 후기가 검색되고 수요미식회 같은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프로그램도 생겨서 좀 더 다양하게 맛집을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모든 식당을 요리사가 운영하진 않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운영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길 바라며 조만간 부모님을 모시고 맛집 한 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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