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ntal Health/문화생활

영화 <레옹>, 제목이 마틸다가 아니고 레옹인 이유

어릴때부터 유명했고 패러디로도 많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끝까지 본 적은 없었다. 마침 왓챠플레이에서 추천영화로 뜨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앉아있었다.

대충 줄거리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본 패러디들은 그냥 겉모습만 따라한 겉핥기 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와서 성인의 시각으로 보자면 사실 마틸다와 레옹이 선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모든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다음 영화)


초반에만 해도 화초 손질하는 모습조차 카리스마 철철 넘쳐 보였던 레옹 아저씨.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귀신을 보는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는데 압도적인 키와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포인트다.



터프하지만 상냥한 레옹 아저씨.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마틸다의 성격이 그지같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폭력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 나왔던 것 같다. 아직 도화지같은 아이들에게 자꾸 팍팍한 삶만 보여주게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여기까지만 해도 아이유가 무도 가요제에서 마틸다 코스프레를 잘 했구나가 주요 관전 포인트였는데...그 와중에 나탈리 포트만은 참 예쁘더라. 미인은 어릴때부터 예쁘구나...순진함과 청순함과 섹시함을 다 같췄네.



이 장면을 보면서 결국 이렇게 될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결말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기대감과 반전을 주는 연출덕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카리스마 있던 모습은 어디가고 이젠 총을 진열해놔도 순박해보이는 레옹 아저씨.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살고 있었지만 죽음에서 가장 멀리 있는 것 처럼 보이던 사람이 비로소 삶에 집착하게 되었을때 죽음에 가장 가까워지다니. 순수하고 어린이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살인 청부업자로 살다가 딱 한 번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그게 하필 마틸다라니. 영화를 보다보면 인생 참 아이러니 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레옹 아저씨가 영화관에서 아이같은 표정을 지으며 영화를 보던 모습도 베스트 장면 중 하나가 될 법 한데 사진을 찾지 못했다.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대단하다 (장 르노 아저씨 최고). 결국 영화 제목이 '레옹'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한 대 쥐어박고싶게 철 없는 마틸다보다 나이많고 수염난 아저씨의 조건없이 주는 사랑이 더 사람을 끌어당기고 감동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애가 어리면 원래 철이 없는건데 그걸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나도 도화지 같은 아이를 깨끗하게 키워주기 힘든 어른인건가..반성 한다.)



마지막으로 내 눈물을 쏙 들어가게 만든 사진 한 장을 올리며 마무리 한다.

등장부터 씬 스틸러인 게리 올드만 아저씨. 찰떡같은 연기로 늘 공포감을 주더니 순진한척 웃어도 좀 무섭네.

오래도록 명작으로 기억되는 영화는 이유가 다 있는 것 같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