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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쯤 전부터 종종 가죽공예에 대한 글들을 접하면서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전부터 기회는 있었는데 친구가 생각보다 내맘대로 잘 안되고 손이 많이 아팠다고해서 미루다가 시작하게 되었다. 배움의 동기는 내가 쓸 가방을 만들고 싶다 정도? 명품은 너무 비싸고 사고싶은 생각도 없지만 예쁜 가방은 들고싶으니까. (디자인 무단 도용이 아닐까 정도의 우려는 든다.)

시작은 격주에 한 번 한시간씩 들었다. 베지터블 가죽을 이용해서 다이어리 커버, 카드지갑 등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그래서 다음 클래스는 한시간은 너무 짧다며 두시간짜리 수업을 신청했는데 첫 수업이 테슬키링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크롬 가죽과 보강재를 함께 이용하였다. 크롬 가죽은 베지터블 가죽보다 얇았고 보강재를 가죽과 동일하게 자르는 것도 어려워서 난이도가 있었는데 그중 으뜸은...띠로리....테슬장식이었다. 나는 테슬 장식이 뭔지도 몰랐는데 일일이 커터칼로 가죽을 자르다보니 손, 팔꿈치는 물론이고 중간중간 목을 돌려주는데 눈앞에 가죽이 아른아른. 이게 첫 수업인가요?

그래도 돌돌 말아놓고 나니 볼륨감 있고 풍성한게 보람이 있다. 접착제를 발랐지만 혹시 풀어질까 끝 부분에 촘촘하게 바느질도 했다.

실제 색감은 이렇게 진한 붉은색. 저 옆에 붉은 고리가 가죽과 보강재로 이루어져 있다. 옆 면을 매끈하게 사포로 다듬고 엣지코트 칠하고 또 다듬고 칠하고 꽤 많이 반복했다. 정신 수양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눈엔 마냥 예뻐보이는 첫 수업에서의 작품.

직접 가죽공예를 들어보니 가방 만드는 분들인건비가 왜 높아야 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손질에 들어가는 정성과 시간이 내 생각보다 크고 많더라.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하자면 사는게 더 효율적이고 좋은 제품일 수 있겠지만 직접 만드는 것도 소소하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직접 배색 및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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