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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다가 기사 아저씨의 버럭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뒷문으로 타는 승객에게 '뒷문으로 타지 말라고!' 하고 소리치신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뒷문으로 타던 부부 중 남자분이 '어디서 반말이야!!' 라고 대거리를 하는게 아닌가.

순식간에 험악해진 분위기..

결국 몇 마디씩 더 주고받으신 후 육두문자까지 나오고 나서야 기분나쁘다며 부부승객이 내리고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 기사님은 아직 분이 덜풀리셨는지 꿍시렁 꿍시렁 하시는데 뒤에서 얼굴 모르는 아저씨가 '조용히 하고 갑시다!' 라고 소리치셨고 (나는 정말 깜짝 놀랐는데) 버스안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소곤거리던 사람들도 일제히 멈췄고 나는 차마 뒤를 돌아 소리지른 아저씨를 볼 엄두도 안나더라.

기사님과 승객이 싸울 때도 다들 말없이 앞만 보고 있었는데 나도 발만 동동거렸지 사실 내일 아니라고 가만히 있었다.

기사님은 장거리 운전 하면서 승객 신경 쓰면서 신경이 많이 곤두서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뒷문을 닫으려다 누군가 타면 다칠까봐 깜짝 놀라 다시 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버럭 소리지르신 것 같은데 소리지른건 잘못했지만 한편 안쓰러웠다. 좁은 공간에서 이사람 저사람한테 험한 소리 들으며 운전하기 힘들겠더라. 버스타는 동안 꽤나 쾌적했던 것을 보면 기사님이 운전은 안전하게 잘 하시는 것 같은데 뒷문도 여유롭게 열고 닫으시고 참 안타까웠다.

부부 승객도 부인 있는 앞에서 순간적으로 모욕을 당했으니 당황해서 화가 버럭 났을 것이다. 앞문으로 타는 사람이 많긴 했지만 뒷문으로 탄 것 자체가 잘못한 일 맞는데 오히려 역적을 내는 것을 보며 참 기분이 좋지 않더라. 마지막까지 기사 아저씨 죽이겠다며 내리라고 하는데 무서웠다. 나라면 버스에서 안내렸을 것 같다. 카드 값 환불도 안되는데..

제일 뒤에 앉은 소리지른 아저씨는 왜 그러신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사님이 소리지를때 놀라셨나? 그거 꿍시렁 대지도 못하면 마음에 병나는데. 아저씨 때문에 사람들이 더 깜짝 놀랐어요.

사람이 너무 힘든 상황에 자신을 방치하면 안되는 것 같다. 마음에 여유도 없어지고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지 않을까. 다들 마음에 여유가 조금씩 더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소리지를 일도 아니었는데 싸움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더니 정말 그랬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로인해 결과가 더 나아질 수 있는게 있을지 괜히 껴들었다가 뺨 맞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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