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날 회식으로 회를 먹게 되었다. 오늘 갈 곳이 회가 아주 맛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평소 자주 걸어다니던 길에 있는 횟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우리가 예약한 곳을 빼곤 모든 테이블이 손님으로 꽉차 있었다.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여러명이 오려면 꼭 예약을 미리 해야한다. 차는 가게 앞에 한두대 정도 될 수 있었다.
음식을 기다리며 찍은 메뉴. 우리는 활어숙성히 스페셜을 먹었다. 1인분에 22000원이고 광어 농어 도미로 구성되어있다. 반대편에는 숙성회에 대해서 자세히 적혀있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사진으로 찍지는 못하였다. 간단하게 읽어보니 회를 숙성시키면 더 쫄깃하고 탱탱해진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숙성회만 취급한다고 하니 완전 새로운 개념은 아니겠거니 생각했다.
기본찬. 배춧잎은 달달하고 신선했고 락교도 회를 먹다 종종 집어먹었다. 정갈하고 깔끔하다.
쌈장과 와사비. 상이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다. 와사비에 간장을 붓고 잘 섞어서 회를 찍어먹으면 꿀맛. 나는 주로 간장만 찍어먹었는데 다른분들의 쌈장을 보니 자꾸만 텅텅 비어서 나도 쌈장과 와사비간장을 동시에 찍어 먹어보니 진즉 이렇게 먹을것을...회의 맛을 즐기려면 간장만 찍어먹고 회가 조금씩 물리기 시작한다면 쌈장도 함께 찍어먹으면 혀가 새롭게 리프레쉬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가 나왔다. 저 양이 4인분인데 적은듯 싶었지만 먹다보니 배가 차더라. 맨 윗줄과 맨 아랫줄이 도미의 각기 다른 부위이고 가운데에서 왼쪽은 농어 오른쪽은 광어라고 했다. 가운데 있는 다섯점은 광어 지느러미였던가? 아무튼 제일 인기가 많은 부위라고 했다. 회는 쫄깃쫄깃하고 고소했다. 나는 광어랑 도미가 고소하고 맛있었다. 내가 숙성회라고 듣고 먹어서 그런건지 가끔 홍어에서 느껴지는 쏘는듯한 향이 약하게 느껴질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숙성회랑 활어가 무슨차이인지 잘 모르겠더라.
기본찬으로 번데기와 마카로니 샐러드도 나오는데 따로 찍진 못했다. 번데기는 냄새와 동일한 맛인데 중년 남성분들은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 번데기도 마카로니 샐러드도 몇 번씩 리필해 먹었다.
장국은 딱 기본적인 맛이었다. 가끔씩 입을 헹구어주기 좋다.
시켜놓고 까먹었던 도미머리구이. 주문 후 나오기까지 40분정도 걸린다고 하니 미리미리 시켜놓아야 좋은 타이밍에 먹을 수 있다. 살을 쏙쏙 발라먹으면 꽤 별미다. 간이 적당히 되어있고 익었는데도 살이 탱탱해서 씹는맛이 있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낙지볶음도 시켰는데 매우 맛있었다. 빻갛게 빛나는 여느 낙지볶음과 달리 거무죽죽한 갈색양념에 콩나물에 둘러쌓여 있었는데 맵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불맛을 잘 살려서 나중에 낙지볶음으로 식사만 하러 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나는 왜 낙지가 자꾸 낚지같지...이상하게 낙지는 뭔가 허전해 보인다.
손님이 자꾸 들어와서 찬바람이 쌩쌩 불어들지만 회를 먹고있으니 추위마저 이겨버릴 것 같은 몸보신 회식이었다. 가게 규모에 비해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꽤 많은데 다들 정겹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흥겹게 회식을 마쳤다.
'에리카의 하루 > 밥 사먹는 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듯한 정성이 느껴지는 김봉남 포장마차 (2) | 2017.02.12 |
---|---|
따끈하게 몸보신 하고 싶을때 벽제갈비 양곰탕 (2) | 2017.02.12 |
분위기 좋은 혼밥집 포터블 로프트 (1) | 2017.02.03 |
든든한 건강식 도곡 호수삼계탕 (0) | 2017.02.03 |
데이트도 혼술도 양재 이자카야 슈토 (0) | 2017.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