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친절한 오장동 함흥냉면

신논현에서 자주 밥을 먹는데 식당은 많지만 또 가고 싶은 곳을 찾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며 오장동 함흥냉면에 가보았다. 위치는 메인 거리가 아닌데다 2층이라서 지나다니면서도 있는지 몰랐다.

중구에 있는 곳은 미쉐린 가이드에 올랐다고 하고 이 곳은 친척(?)이 하는 곳이라고 들어서 기대하며 갔다.

가격.

난 냉면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수육 메뉴를 보며 침을 흘렸지만 오늘은 냉면을 먹기로 했으니....

함흥냉면 하면 비빔냉면일 것 같아서 비빔냉면을 시켰다. 첫 맛은 쫄깃하고 매콤하고 시원하다.

보통 비빔냉면이나 비슷한데 양념장이 좀 더 매콤하고 깊은맛이 난다. 계속 먹다보니 점점 올라오는 매운맛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한 친구는 회냉면을 시켰다.

회냉면은 비빔냉면보다 고소하고 덜 매운 것 같았다. 내 입맛에 더 잘 맞았기에 다음엔 회냉면을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나온 절임무와 간장. 간장은 만두를 시켜서 나온 것 같다.

이게 수제 찐만두인걸까? 정직하게 생겼다. 맛도 정직한 고기만두.

비빔냉면이 맵기때문에 중간중간 한 알씩 먹어주면 화끈화끈한 입안을 중화시켜준다.

겨자와 식초를 적당히 곁들여서 먹으면 맛이 살아난다. 생긴지 얼마 안된걸까? 가게도 그렇고 식기들이 다 깨끗해 보인다.

마지막엔 매움을 못 견디고 냉육수를 부탁드렸더니 얼음 동동 뜬 육수를 한접시 가득 주셔서 먹고싶은 만큼 부어 먹었는데 시원한 맛이 속을 뻥 뚫어주는 것 같았다. 왠지 비빔냉면보다 물냉면이 더 맛있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싹 비웠다.

나같은 냉면을 별로 못 즐기는 사람들 한테는 물비면이 딱 적당한 메뉴인 것 같은데 왜 물비면은 없을까...아쉽다. 먹을 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사진을 보니 고명으로 올려주신 무와 오이가 참 많았구나 싶다. 면만 심심하게 먹지 않고 끝까지 고명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더운 여름에 냉면 한그릇 하고 싶을때 부담없이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매우 친절하고 정감있게 응대해주셔서 오랜만에 마음 따듯히 기분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