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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Health/문화생활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 영화같은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나의 미드 입문작이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데 재밌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미드를 영어자막과 함께 보면 좋더라는 지인의 간증을 듣고 주변에서 뭘 볼지 추천을 받았는데 그 중 왕좌의 게임이 재밌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이름만 들었을때는 이런 내용인줄 몰랐는데 알고보니 왕좌를 놓고 싸우는 중세 판타지물이었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사람한테 이런 드라마를 추천해주다니..

첫 화를 봤는데 시작부터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에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숨을 어떻게 쉬었나 싶었다. 드라마라고는 한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만 봤던 나로써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드라마 한 편, 한 편이 영화에 맞먹는 스케일인데다가 캐릭터도 탄탄하고 예측불허의 스토리 전개가 매력적이다. 

소설이 원작인데 시즌 7부터는 소설보다 드라마 스토리가 앞서게 되면서 캐릭터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 등에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뭐 갑자기 여러 사건들이 훅 정리되면서 이야기가 주요 몇 인물들의 이야기로 좁혀진 것 같긴 한데 나는 시즌 7도 충분히 재밌게 봤다. 워낙 유명해지다보니 시즌 7은 옥수수에서 볼 수 있더라. (옥수수는 크롬캐스트를 지원하지 않아서 Btv를 이용하지 않으면 큰 화면으로 못 보는게 단점이긴 하다.)

------------------- 이 아래부턴 스포일 가능성 있음 ----------------------

왕좌의 게임은 칠왕국의 주인이 되기 위한 주인공들의 싸움 이야기다. 그 와중에 좀비나 마법, 신의 능력, 용 같은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든다. 주인공인줄 알았던 네드 스타크가 몇 화만에 죽었을 땐 정말 놀랐는데 나날이 더 충격적이고 깜짝 놀래키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이번 시즌 7은 오히려 잔잔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언뜻 작가 인터뷰를 보았는데 매 시즌 어떻게 더 사람들을 놀래켜줄까 고민하신다고 하더라.

아직까지 죽지않고 살아남아준 주연들. 다른 주연도 많지만 사진의 5명이 이번 시즌에 출연료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회당 약 29억이라니 스케일이 남다르다. 데너리스 (에밀리아 클라크) 는 나날이 미모갱신에 은발이 신비롭게 잘어울리고 부드럽지만 강한 걸크러쉬를 보여준다. 세르세이 (레나 헤디) 도 강제로 잘린 커트 머리로 데너리스와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뿜고 있는데 악독한데도 한편 안쓰럽고 그렇다. 제이미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는 짧은 머리로 초절정 훈남이 되었고, 티리온 (피터 딩클리지) 은 데너리스의 head 가 아닌 hand 로 열심히 노력중인데 뭐 잘 안 풀리는 것 같다. 존 스노우 (키트 해링턴) 는 뭐 자꾸 얼빵하고 멋있기도 한데 데너리스 꼬시는거 보고있으면 또 막 허접해보이기도 하고 좀 답답하다.


사실 나는 산사와 아리아가 참 좋은데 5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산사가 램지를 피해 성에서 뛰어내렸을때는 죽어버린줄 알고 '꽃이 하나 졌구나.' 라며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었는데 이제는 아주 든든하게 형제들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 같아서 대견스럽다.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자가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스타크 가문과 라니스터 가문, 그리고 타르가르옌 가문 중에서 나오겠지.

시즌 1부터 같이 시간이 흐르며 시즌 7까지 보다보니 등장인물이 나올때마다 참 다들 고생 많이 했구나 싶다.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구구절절해서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도 하고 각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여태 겪은 일들을 감안하면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진짜 겨울이 온 이 시점에 시즌 8에서는 얼마나 고생할까 싶기도 하지만 이제 마지막이라고 하니 이야기가 어떻게든 마무리 되겠지. 끝나는게 아쉬우면서도 빨리 끝을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등장인물이 엄청 많은데도 불구하고 잘생기거나 예쁜 배우가 별로 안 나오는데 그와중에 내가 좋아했던 자켄 하이가르.

특이한 말투로 '소녀, 소녀' 거리길래 이상한 사람이다 싶었는데 실력이 워낙 출중했다. 이제 안 나올것처럼 얼굴을 바꿔버리길래 엄청 아쉬웠는데 시즌 6에서 또 나와서 기뻤으나 좀...이상한 역할인건 어쩔 수 없었다.

데너리스의 두 번째 남자로 나왔던 차남 용병단의 다리오 나하리스도 조각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남성미 뿜뿜 풍기는 얼굴로 느끼함을 풀풀 풍겨서 좋아했는데 시즌이 바뀌면서 배우가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더랬지.

여자 캐릭터로는 마저리가 참 지혜롭워 보이고 여우같고 좋았는데 꽤 오래 나올 것 같더니 결국 세르세이에게 당해버렸다. 나탈리 도머라는 배우인데 영화에서도 자주 보여서 반갑더라. 최근에는 헝거게임에서 봤는데 예쁘장하게 생겨서는 파격적인 반삭머리를 하고나와 놀랐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부드러운 걸크러쉬를 보여주는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데너리스와 조금 겹치는 부분이 있어 죽을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친구가 왕좌의 게임을 보더니 요즘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을 제치고 조회수 1위를 차지한 데스파시토와 잘 어울리지 않냐며 팬 비디오를 만들었길래 공유해본다. 'Despacito' 는 한국어로 '천천히' 라는 뜻이라는데 'Slowly to the thrones' 라고 의미를 부여해서 나름 그럴듯 해 보인다.

데너리스의 여정을 모아놓아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보게 되었다. 더 역경이 많았던 것 같은데..아기도 죽고 남편도 죽고 용도 죽고. 저 시대에는 죽지 않는 것도 능력인가보다.

잔인한 것을 못 봐서 왕좌의 게임을 못 보는 친구가 있는데 참 안타깝다. 판타지와 결합된 중세 전쟁 드라마. 관심이 있는데 볼까 말까 고민중이라면 시즌1의 1화를 한 번 보고 결정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