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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을 작년 7월에 산 이후로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그 당시 250만원을 돌파한 시점이었는데 왜 안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230만원대로 떨어졌고 내친김에 한 주 더 샀다. 나름 꿈의 주식이기도 하고 어쩄든 우리나라에서 제일 안 망할 것 같은 회사이니 '오래오래 들고 있자.' 라며 내심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50:1로 액면분할한다는 소식에 기대감과 왠지모를 불안감이 섞인 복잡한 심정이 됐었다.


최근에 나에게 익숙한 액면분할은 아모레퍼시픽의 10:1 액면분할이다. 300만원선에서 왔다갔다 하던 주식이 30만원이 됐다. 사고는 싶은데 비싸서 바라만 보던 나같은 사람도 한 주 사게되는 마력을 풍기며 45만원까지 바라보다가 시간이 꽤 지난 최근에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액면분할의 긍정적인 면은 이처럼 다양한 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졌고 한 주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유동성이 늘어나며 동시에 주식거래도 활발해진다는 점일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도 액면분할을 하면 그동안 바라만 보던 투자자들이 매수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그동안 비슷한 여러 업종이나 국외의 기업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던 부분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론 '왜 50:1이나 할까'라는 아쉬움 혹은 마뜩찮음이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기업의 시가총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 주의 가격과 기업의 가치는 크게 상관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람의 심리가 그렇지가 않지 않은가. 250만원일때는 '우와~ 엄청난 기업이다. 나도 한 주 갖고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5만원이 되면 언제든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별로 좋아보이는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이 들 것 같다.


또 한 가지 탐탁치 않은 점은 최근 몇 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해왔는데 왜 갑자기 50:1이나 액면분할을 해서 주식수를 늘렸을까 이다. 머니투데이 기사에서 주식수를 잘 정리해놨길래 가져와봤다. 총 주식수가 73억주이다. 아주 다른 케이스지만 자꾸 유상증자로 주식수를 늘리던 중국원양자원의 아픈 기억 때문일까. 주식수가 많은게 그냥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5월 초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은 잠시 급등했지만 가격은 기대했던 것 만큼 오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분할은 했지만 큰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참고 기사: 사그라진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 게다가 삼성전자 공매도가 늘어났다는 좋지않은 소식이나 자꾸 들려오고 가격도 떨어지고 해서 조금 불안한 기분이 들기는 한다.


연초에 주주총회 공지와 함께 받은 서신에는 회사의 눈부신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한 결과와 배당금에 대한 소식이 있었다. 일단 분기당 배당이라니 참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4월에 배당금이 43000원 들어왔는데 얼마전에 또 배당금 편지가 날라왔다. 분기 배당이라고 해도 4월 배당금이 메인이고 나머지는 조금씩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번 배당금과 비슷한 액수가 배당되어서 인상깊다.

기업에서 매월 균일한 수익을 내고 월급을 주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분기별 배당을 시작한 것을 보면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다시 들긴 한다. 2018~2020년에는 자사주 매입 보다는 배당에 좀더 중점을 둔다고 하는데 한 동안은 많은 주식수를 유지할 생각인가보다. 분할덕에 덩달아 많은 주식을 갖게된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인터넷에서 삼성전자 배당만 100만원씩 받는 분들도 종종 보게되는데 나는 몇 주 갖고있지도 않으면서 늘  번민하게 된다.


반도체 분야가 잘 버텨주고 있지만 가전이나 핸드폰 부분은 어쨌든 포화상태가 되어가는 것 같고 미래 동력으로 삼고있던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휘청거리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는 한데 그래도 삼성인데 어떤 돌파구를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괜한 믿음이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오늘도 마음을 추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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