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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의 하루/밥 사먹는 여자

이태원 지노스 뉴욕 피자, 불금에 활기차게 피맥하기

수원에 살고있는 친한 언니가 이태원에 있는 지노스뉴욕피자 (Ginos NY Pizza) 를 가고 싶다며 말을 걸었다. 이태원을 평소에 많이 안 가봐서 맛집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선뜻 가볼 생각을 못했는데 이 기회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지노스피자에 대해 검색해보니 수요미식회에서 극찬을 받았다고 하는데 다른 블로그에서는 오히려 혹평이 난무해서 가기 전부터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가기로 했으니 예약을 해볼까 했는데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예약은 할 수 없고 오는 순서대로 대기번호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주중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3~5시까지고 월요일은 휴무라고 하니 방문할 때 참고하자.



녹사평역에서 내려서 육교를 건너 언덕을 오르니 왼편에 지노스피자 간판이 보인다. 반갑게 언덕을 올라갔는데 알고보니 여기는 조각피자를 테이크아웃하는 곳이었다.



왼편 골목이 아니고 오던길로 다시 직진해서 조금 더 올라오니 우리가 찾던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그 곳이 나왔다.



대기하는 계단에는 슈퍼마리오 캐릭터가 그려져있다. 7시쯤 도착했는데 바로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없었지만 다행히 우리 앞에 대기하는 사람도 없어서 번호를 적고 한 10분쯤 기다렸더니 앉을 수 있었다.




윙과 피자가 나오는 세트메뉴가 있어서 주문을 하고 먼저 나온 밀러 생맥주와 함께 테이블을 찍어봤다. 피자를 놓는 접시 아래에 고추가루같은 것과 파마산 치즈가루가 양념통에 담겨있다. 테이블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양 옆의 분들도 몸 반쪽씩 나오셨다.



먼저나온 윙. 무엇이 맛있는지 잘 몰라서 메뉴에 Best 라고 써있는 핫 버팔로 윙을 시켜보았다. 첫 맛은 강하게 코와 목을 파고드는 초향과 함께 시큼하게 다가왔다. 뭔가 막 맵진 않은 것이 케찹같은 달달함과 짭짤함과 새큼함과 매콤할락말락한 그런 신기한 맛이었다. 뭐 그래도 치킨은 기본은 하니까..닭에서 내가 싫어하는 그 닭 비린내같은게 살짝 났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다 먹었다. 두 명인데 치사하게 세조각 나온 샐러리는 맛있어서 한조각 더 먹고 싶었다.



드디어 나온 피자!!

역시 메뉴에서 Best 였던 브루클린베스트 피자를 시켰다. 토마토향이 신선한게 좋았고 도우가 나름 쫀득했다. 가본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많이 짜서 먹기 힘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앞서 먹은 윙의 영향인지 피자가 그렇게 짜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원래 피자가 좀 짠 음식이지 뭐.. 오히려 막 특별하진 않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인 것 같아서 꽤 맛있게 먹었다. 맥주랑 잘 어울려서 술이 술술 들어갔다.




아무래도 자리가 좁아서 조금 불편했던 지노스 피자를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써스티몽크에 들어왔다. 원래 강남에서 종종 가는 맥주집인데 이태원에도 있는지 몰랐다. 바이엔슈테판의 맥주를 파는데 나는 부드러운 밀맥주를 좋아해서 바이젠이나 크리스탈이 맛있더라.



리코타 샐러드를 시켰는데 꽤 실하게 나와서 좋았다. 피자가 아무래도 좀 짭짤했는지 신선한 야채를 먹으니 좋았다.

맛있지만 가격이 사악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올드문래'에서 맥주를 마셔본 후 엄청 맛있는 맥주가 없다. 평소 좋아하던 달달한 밀맥주를 잘 안 마시게 되고 오히려 그냥 고소한 카스나 필스너같은 씁쓸한 맥주를 마시게 된다.

뭐 어쨌든 왁자지껄하고 이국적으로 피맥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은 와볼만 한 것 같다. 근데 이태원은 역시 가격이 좀 사악한 것 같다.